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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NBA FINAL 7차전 감상평

layne76 2016. 6. 20. 12:22

결과가 워낙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라 좀 떨떠름하긴 한데, 모든 결과에는 원인이 있는 법이니 한번 정리를 해 보자면, 


골든스테이트에게는 여러모로 치욕적인 결과다. 2년 연속 정규리그 MVP를 배출한 팀이, 전설로만 남아 있을 것 같았던 시카고 불스의 72승 기록을 넘어서며 정규리그 최다승 기록을 갈아치운 팀이, 파이널 전적 3승 1패로 우위를 가져간 팀이 역전우승을 넘겨주는 건 처음 있는 일이니 그 후폭풍이 격렬할 것은 당연한 일이다. 


1. 격렬했던 서부 컨퍼런스의 경쟁


   - 플레이오프 들어서기 직전 일어난 커리의 부상도 그렇고 다들 눈치챘겠지만 커리를 비롯한 주전들의 체력이 정상이 아니었다. 정규리그에서 시카고 불스의 기록을 넘어서는 대기록을 세우긴 했지만 그 기록을 세우기 위해 심리적인 소모가 매우 심했을 것은 당연한 일이고, 또 그 기록에 모두의 시선이 쏠리긴 했지만 경기차 별로 없이 추격하는 샌안토니오와의 서부 1위 경쟁, 서부 1위를 차지하기 위해 오클라호마와 LA 클리퍼스와 벌였던 치열한 경기들, 또 서부 컨퍼런스 결승전에서의 OKC와의 치열했던 승부 모두 심리적, 체력적으로 골든 스테이트를 소모시켰다. 게다가 OKC가 커리를 제어하기 위한 방법(앞선에서의 적극적인 더블팀)을 제시하고 클리블랜드가 따라할 수 있었던 것도 큰 요인. 


2. 스몰볼의 한계


  - 사실 스몰볼이라는 것이 농구 상식에 어긋나는 것이다보니 반신반의하는 이들도 있었고, 패러다임을 깨트렸다며 환호하는 이들도 있었다. 이 스몰볼이라는 것이 적극적인 움직임을 통해 공격에서 공간을 창출하는 데에는 매우 효과적이지만 역시 조직적인 수비가 뒷받침되지 않거나 상대팀이 피지컬을 앞세워 적극적인 수비를 펼칠 때에는 그 한계가 명확히 드러난다. OKC와의 7경기에서 골든스테이트가 고전했던 이유는 스티븐 아담스와 에네스 캔터같은 선수들에게 피지컬의 한계로 속수무책으로 공격리바운드를 내준 것이 크다. 클리블랜드에게도 트리스탄 톰슨에게 공격리바운드를 많이 내준 것이 패인 중의 하나. 그나마 앤드류 보것이 코트 위에 있을 때에는 골밑 수비가 상당히 강력했는데 그가 부상으로 결장하자 어쩔 수 없이 두 경기 연속 스몰볼 위주로 경기를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 역시 패인중의 하나. 


3. 인사이드 플레이어의 부재. 


  - 보것이 출장할 수 없게 되자 어쩔 수 없이 페스투스 에즐리를 내세웠는데, 모든 면에서 최악이었다. 급히 영입한 바레장은 사실 수비, 공격 모두 안되는 선수인데 헐리우드 액션 빼놓고는 내세울 게 없고, 모리스 스페이츠가 수비는 안되어도 차라리 공격력은 있으니 그나마 나아보이지만 사실 골든스테이트가 필요한 것은 골밑 수비, 리바운드, 블락을 담당해 줄 선수이지 넘쳐나는 공격자원에서 그의 공력력이 더 필요한 것은 아니니까. 골든 스테이트에서 무지막지하게 연봉을 잡아먹는 선수도 없는데 왜 인사이드 플레이어를 보강하지 않았는지는 의문. 


4. 해리슨 반즈. 


 - 두말할 필요 없이 페스투스 에즐리와 더불어 파이널 최악의 선수. 특히 마지막 두 경기에서의 야투 성공률은 인상적이다. 수비가 스플래쉬 브러더스에게 쏠릴 것은 당연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고, 그렇다면 그린이나 반즈가 더 많은 슛을 던지고 성공시켜 줘야 하는데, 더 많은 슛을 던지는 데는 성공했지만 성공률이 최악이다 보니 상대팀은 땡큐. 차라리 반즈 대신 벤치멤버 중 리빙스턴과 바보사의 출장시간을 늘리는 게 훨씬 나아보였지만 파이널이라는 중압감에 그러지 못한 스티브 커의 고충도 나름 이해는 간다. 


이 결과가 찜찜한 것은, 기록 여부를 떠나서 클리블랜드가 딱히 잘한 게 아니기 때문이도 하다. 르브론 제임스는 잠깐 폭발하는 경기도 있었지만 시리즈 내내 압박감에 시달린 표정을 지으며 턴오버를 양산했고, 카이리 어빙의 활약은 훌륭했지만 클리블랜드 팀 전체의 퍼포먼스는 인상적이지 못했다. 그렇게 열광적이었고 화제를 몰고 다녔던 시즌이 이렇게 막을 내리다니 여러모로 씁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