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카스타미어에 내리는 비

layne76 2014. 5. 17. 22:56

'카스타미어에 내리는 비 (the Rains of Castamere)'는 얼음과 불의 노래 소설 속에서 재주꾼들이 자주 부르는 노래로, 라니스터 가문과 관련된 행사가 있을 때마다 불리워진다. 물론 소설 속에서 존재하는 노래이기 때문에 실제 세상에서 노래의 형태로 존재하지는 않았는데, 소설이 HBO의 드라마 시리즈로 재탄생함에 따라 이 노래도 실제로 만들어졌다. 드라마 속에서 몇번 흥얼거려진 적은 있으나, 실제로 뮤지션이 녹음한 배경음악의 형태로 처음 등장한 것은 롭 스타크가 에드무어 툴리의 결혼식에서 살해당하는 'the Red Wedding' 장면에서였다. 이 버전은 미국의 인디밴드 the National에 의해 연주되었다. 이후 다시 제대로 녹음된 버전이 등장하는 것은 역시 결혼식 장면으로, 조프리가 마저리 타이렐과 결혼식을 올리고 피로연 도중에 살해당하는 'the Purple Wedding'인데, 이 버전을 연주한 아이슬란드 출신 밴드 Sigur Ros는 실제로 이 결혼식 장면에 광대로 출연하여 이 노래를 연주하다가 짜증난 조프리에게 쫓겨나기도 한다. 두 버전 모두 처참한 결혼식 분위기에 어울리게 처량하고 음울하며, 두 밴드의 평소 음악 색깔과도 잘 어울린다. 


평소 Sigur Ros의 팬으로서 최근 앨범인 Kveikur의 변화된 분위기에 몹시 당황해 하던 터라 예전 분위기로 돌아온 이 노래가 더욱 마음에 들긴 한다. the National의 Boxer 앨범도 무척 좋아는 하지만 말이다. 두 버전을 링크하니 직접 들어보고 평가하시길. 카스타미어에 내리는 비가 소설속에서 등장한 것은 Tywin Lannister와 관련된 일화이다. 소설 속의 설정으로는 일명 칠왕국(Seven Kingdom)으로 불리우는 Westeros 대륙에서 일곱개의 왕국이 존재했으나 용들을 앞세운 Aegon the conqueror (Targaryen 가문의)에 의해 통합되었는데, 통합된 이후에도 각 왕국은 각각 하나의 지역으로서 대표적인 가문들에 의해 통치되는 형태를 이룬다. 이 중 서부는 Casterly Rock에 기반을 둔 Lannister 가문에 의해 통치되었는데, 라니스터 가문에 충성하는 하위 가문들 중 Reyne가문의 본거지가 바로 Castermere였다. 그러던 중 이 가문이 힘을 점점 키워 나중에 라니스터 가문을 위협하며 반기를 들었는데, 타이윈 라니스터는 자신이 가문의 수장이 되자 군대를 이끌고 토벌에 나서 Reyne 가문의 일족을 한명도 남겨두지 않고 모두 죽여버리고 이들의 본거지를 불태워 버린다. 여기서 라니스터 가문에 반항하는 자는 참혹한 보복을 면치 못한다는 교훈으로서 노래가 생겨나는데, 카스타미어에 내리는 '비'는 Rain이지만 'Reyne'가문을 뜻하기도 하는 일종의 언어 유희이기도 하다. 


먼저 the National의 버전. 





두번째로 Sigur Ros 버전.